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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협(山峽)의 노래」전문

  • 이 추운 겨울 이리떼는 어디로 몰려다니랴.
    첩첩이 눈 쌓인 골짜기에
    재목을 싣고 가는 화물차의 철로가 있고
    언덕 위 파수막에는
    눈 어둔 역원이 저녁마다 램프의 심지를 갈고.
  • 포근히 눈은 날리어
    포근히 눈은 내리고 쌓이어
    날마다 침울해지는 수림(樹林)의 어둠 속에서
    이리떼를 근심하는 나의 고적은 어디로 가랴.
  • 눈보라 휘날리는 벌판에
    통나무 장작을 벌겋게 지피나
    아 일찍이 지난날의 사랑만은 따스하지 아니하도다.
  • 낭에는 한 줌의 보리 이삭
    쓸쓸한 마음만이 오로지 추억의 이슬을 받아 마시나
    눈부시게 훤한 산등을 내려다 보며
    홀로이 돌아올 날의 기꺼움을 몸가졌노라.
  • 눈 속에 싸인 골짜기
    사람 모를 바위틈엔 맑은 샘이 솟아나고
    아늑한 응달녘에 눈을 헤치면
    그 속에 고요히 잠자는 토끼와 병든 사슴이.
  • 한겨울 내린 눈은
    높은 벌에 쌓여
    나의 꿈이여! 온 산으로 벋어 나가고
    어디쯤 나직한 개울 밑으로
    훈훈한 동이가 하나
    온 겨울, 아니 온 사철
    내가 바란 것은 오로지 따스한 사랑.
  • 한동안 그리움 속에
    고운 흙 한 줌
    내 마음에는 보리 이삭이 솟아났노라.
노래듣기

오장환 시에 붙인 노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