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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병원」전문

  • 나의 병실 남으로 향한 창에는
    해풍이 조을고
    부두 앞으로 나아간 곡물 창고
    여기에 모이는 참새떼는
    자주 나의 창에 앉았다 갑니다.
  • 병든 사람도 깨끗이 흰 옷을 입음은
    이곳의 차림
    조심조심 음성을 낮춰
    상냥한 여의사 이국의 손님은
    밤사이 증세를 살필 제
    말없이 펴 보이는 나의
    “부끄와리”
    “하라쇼!”
    미소를 구슬같이 굴리며
  • 그는 책장을 덮는다.
    -평양에서 박사님을 뫼셔오리라
    그래도 안되면
    당신을 우리나라
    소련까지도 가게 하여
    온전히 낫게 하리다.-
    쇠잔한 맥박을 헤이며
    성심껏 말하는 당신의 음성
    내 어찌 이곳에서
    낫지 않겠습니까.
  • 유리에 어둠이 까맣게 앉아
    창문이 스스로
    큰 거울을 이루는 밤이나
    깊은 잠 속에 바다 끝 등댓불이
    샛별같이 빛날 때에도
    타마라 알렉산드로브나!
    그대는
    당신의 잠 깨운 병자를 위하여
    웃음짓는 얼골엔
    사뭇 근심이 넘쳐라.
  • 이럴 때이면
    오랫동안 비꾸러진 나의 마음이
    몰래서 우는 것이 아니라
    내 고향 먼 곳에 계신 어머니시여!
    당신이 목마르게 그리워집니다.
  • 어머니여! 어머니여!
    당신이 자식들을 향하여 기울이는
    그 사랑과
    여기 수염자리가 거칠은 이 아들이
    어느 곳에서나 애타게 구하던
    크나큰 사랑이
    맑은 시냇가
    조약돌처럼 구르고 있습니다.
  • 조용한 희열이
    분수와 같이 흐트러지다가도
    숫제 뛰어보고 싶은 마음
    창 앞의 참새떼를 쫓으려 하여도
    그조차 날지 않는
    평화로운 나의 병실입니다.

시 영역의 스크롤을 내리면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의 해석

남포병원 남포소련 적십자 병원에서(1949년) 이 시에서 보면 화자는 상당히 여유를 찾은 모습이 역력하다. 삶의 여유와 조용한 희열,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병원도 정갈하고 깨끗하다. 그런 병원에서 상냥한 러시아 여의사의 치료를 받는다. 자기가 치료하다가 안 되면 평양에서 박사를 모셔오고 그래도 안 되면 소련까지 가서 치료를 받게 하겠다고 한다.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 눈 여겨 보게 되는 대목은 병실의 창이 남쪽으로 향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창이 남으로 향해 있다는 것은 남쪽으로 향해 있는 화자의 관심을 암시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반복해서 세 번씩이나 부를 정도로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고향을 떠나온 마음과 고향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반복하던 화자의 마음이 다시 남포병원에까지 연장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어머니가 자식들을 향하여 기울이는 가족적인 사랑, 혈육의 정으로서의 사랑과 아들인 화자가 구하는 ‘크나큰 사랑’ 즉 민족적인 사랑, 동포애, 인간애가 맑은 시냇가 조약돌처럼 많이 존재하고 잇다는 것이다.